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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비합리적이고 믿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고, 우리 사회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게 생각되어왔다. 1990년대 감정지수(EQ, Emotional quotient)라는 개념이 알려지면서부터 비로소 감정에 대해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이제 감정에 충실한 것은 ‘지적(intelligent)’인 것이 되었다. 육체와 영혼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이분법은 이제는 힘을 얻지 못한다. 대신 감정들은 이제 둘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의 영적이고 지적인 존재로서 감정의 중요성을 점점 더 많이 깨달아가고 있다.

감정은 인간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은 무한한 힘을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의 역할이다. 때로는 감정이 우리의 삶을 방해하여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어떤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감정 또는 다른 사람과의 감정에 관여하는 것을 회피하기를 원한다. 또한 감정은 기쁨, 즐거움 그리고 행복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감정 없는 인간관계를 상상해 보라. 금방 깨지고 말 것이다! 우리의 삶에 감정의 근본적인 역할을 무시할 수 없지만, 오랫동안 그 중요성이 경시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감정은 인간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은 무한한 힘을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의 역할이다.

실례로, 다양한 감정적인 상태 등을 묘사하는 말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랑이란 단어의 동의어가 얼마나 있는지 아는가? 중요도가 낮을수록, 동의어의 수도 적다는 것이다.

감정이란 단어는 라틴어 emovere에서 유래하는데 여기서 e는 외부를 의미하고, movere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영어단어 emotion은 흥분되거나 동요된 정신적인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서 17세기 초기부터 사용되었다. 19세기 중반까지는 이성에 대조되는 느낌. 즉, 감정과 열정이 결합한 단어였다.

감정은 본질에서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다. 그것은 막연하고 산만한 것, 지성보다 가치가 떨어지고 원시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리고 비합리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묘사됐다. 더더욱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사람은 감정적인 사람이거나, 지적인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로 구분하기도 한다. 최근에 우리는 우리 삶에서 감정이 가지는 중요한 역할들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소한 농담이나 질문도 잘 받아줄 수 있을 때는 내 마음이 편하거나 여유가 있을 때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날에는 질문 하나도 너무 버겁고 ‘왜 나한테?’ 또는 ‘의도가 뭐야?’라는 식의 불만과 오해가 나타난다. 같은 말과 단어를 쓰면서도 환경이나 경험, 분위기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감정까지 좋지 않을 땐 더 큰 오해를 낳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는 체력이다. 체력을 키우고,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하는 게 필요하다.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분에 따라 감정을 마구 표현하는 불편한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혼자서 자책하며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질지도 모른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를 쓴 중국의 심리 전문가 레몬심리는 만약 어느 날 뚜렷이 기분이 좋지 않다면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꼭 해보라고 말한다. ‘밥은 제대로 챙겨 먹었니?’, ‘어젯밤은 제대로 잤니?’, ‘운동은 좀 하고 있니?’

둘째는 머리를 맑게 해야 한다. 감정은 수용성이라는 말도 있다. 머리가 무겁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땐 샤워를 하자. 좋지 않은 감정을 물에 씻어 보내면 한결 기분이 나아질 것이다. 운동을 끝내고 따뜻한 물이 몸에 닿을 때의 느낌을 생각해 보라.

셋째는 누군가의 호의를 곧이곧대로 받을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체력을 기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하는 말과 행동을 그대로 보는 것이다. 그냥 내가 보이는 그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들으면 된다. 상대방이 보여주는 그 마음 그대로를 받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기분 좋은 공간을 만들어라. 적절한 색의 이미지를 활용한다. 보기만 해도 좋아지는 색깔이 있다. 밝은색, 어두운색, 선명한 색, 흐린 색. 사람은 색채를 보면서 찬찬히 인식해 보면 어느 순간에 그 차이를 느낀다. 그리고 색깔로 인해 안정을 찾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등 감정이 움직이기도 하니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려 본다.

인생에는 오해도 있고 편견도 있다. 그리고 이해의 연속이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빠진다 싶으면 생각의 파장을 딱 멈추고 볼 일이다. 불필요한 감정에까지 파고들어 나 자신을 망치지 않아야 한다. 체력을 기르고 곧이곧대로 듣는 연습을 하자. 그것이 상대방을 오해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 될 테니.

양한준(前 을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