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모기간: 8월 28일 ~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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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인테리어 입문자의 셀프 인테리어 도전기 1부’를 투고한 후, 감사하게도 주위 지인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 ‘초보자가 인테리어를 시작하기에 좋은 글이었다’라는 평부터 ‘이제는 인테리어까지 셀프로 하다니 대단하다’는 말들이 이어졌다. 많은 직장인들이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막막함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 기사에서는 사전 준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실제 인테리어 과정과 주의할 점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많은 정보를 압축해서 전달하려다 보니 설명이 다소 아쉬운 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초보가 겪을 수 있는 ‘멘붕’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는 점을 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다.
우선 내가 진행한 공정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이 순서는 집의 상태 및 하려는 공정의 종류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 철거에서 전기까지는 크게 변동이 없고, 이후는 편의에 따라 변동이 가능하다.
철거(+확장, 가벽 제거 등) → 샤시 → 목공 → 전기(여러 번에 걸칠 수 있다.) → 욕실(타일) → 마루(장판) → 도배 → 필름 → 가구(싱크) → 조명
그러면 공정별로 할 일과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아래에서는 간단히 각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이때 초보자가 하기 쉬운 실수(=내가 저질렀던 실수)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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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도배, 장판부터 가벽 제거, 확장까지 기존 인테리어를 철거하는 전 과정이다. 견적을 받을 때 집안 사진을 꼼꼼하게 찍어 보내고 ‘집 주소, 크기, 공사예정 날짜, 철거할 목록’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최대한 실제에 가까운 견적을 받을 수 있다. 보통은 지역+철거를 함께 검색해서 나오는 여러 업체들에 문자로 문의를 하면 문자로 견적을 보내 주신다.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사진을 많이 찍어 둘수록 좋다. 또한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모두 철거 견적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문틀, 문지방, 욕실 라디에이터 등은 생각하지 못했다가 나중에 포함되기도 했다. 올수리를 할 예정이라고 해도 단순히 ‘전체 다 철거해주세요’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것을 철거할 것인지 확실하게 이야기를 해야 탈이 없다.(샤시는 샤시 업체에서, 도배는 도배 팀에서 따로 철거하는 것이 보통이다.)
오래된 집이라면 수도꼭지가 벽에 달린 ‘벽수전’인 경우가 있는데, 이 벽수전을 요즘 방식인 ‘입수전’으로 바꾸려면 설비 작업을 해야 한다. 보통 철거 업체에서 설비 작업을 같이 해 주는 경우도 많으니 같이 문의하면 좋다. 또, 철거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포함된 가격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폐기물 처리 비용을 따로 청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폐기물을 엘리베이터로 실어 나를 때 엘리베이터에 흠집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엘리베이터 ‘보양’을 해야 하는데, 철거할 때 철거 업체에 같이 부탁한 후 인테리어 기간 동안 계속 보양을 해 둔 상태로 써도 된다.(이때는 관리사무소에 이야기를 해 두어야 한다.) 보양도 셀프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시간이 없어서 비용을 지불하고 철거 업체에 맡겼다.
이렇게 하다가도 철거를 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부분을 빼먹은 경우가 반드시 나온다. 그리고 구축일수록 철거를 하며 복병이 자꾸 생긴다. 오래 되어서 그런지 석고보드가 떨어지거나 바닥에 단차가 생기는 등등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생길 수 있고, 그때마다 업체에서 직접 와서 살펴보고 결정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일정을 비워 놓으면 조금 수월하다. 이런 예상 밖의 일들 때문에 철거 예산을 잡을 때는 약간 넉넉하게 잡아야 예산 초과 사태를 면할 수 있다.
공정의 순서는 집의 상태 및 하려는 공정의 종류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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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시
샤시는 어느 위치(거실, 방 등)에 설치할 것인지, 어떤 브랜드를 사용할 것인지, 창은 어느 정도 등급으로 할 것인지 등을 검색을 통해 대강이라도 정한 후 업체에 문의를 한다. 또한, 문을 어떤 방향으로 열지도 생각해야 한다. 샤시는 시공하기 전에 실측을 하러 꼭 방문해야 하고, 철거는 시공하는 날 같이 진행된다. 샤시를 시공한 비용은 이후에 양도세를 계산할 때 공제되기 때문에 증빙서류(현금영수증 등)를 챙겨두면 이득이다. 샤시를 철거할 때 아주 큰 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안내문을 부착할 때 샤시 시공하는 날은 ‘소음 심한 날’로 따로 표시하면 이웃들의 민원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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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목공에는 걸레받이와 몰딩, 문, 벽(석고보드) 작업 등이 포함된다. 집의 기본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인테리어 카페를 보면 우물천장, 무몰딩 등 유행하는 것들이 있지만 우리는 깔끔하게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작업을 더하지는 않았다. 집이 좁아서 작은 방의 문을 슬라이딩 도어로 제작한 정도였다. 실측을 한 번은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을 목수분께서 잡아 주신다. 예를 들어, 우리는 작은 방은 빼고 나머지 부분만 천장 석고보드를 새로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면 슬라이딩도어가 매입형으로 작업이 안 된다고 하셨다. 초보자는 알기 어려운 디테일을 잡아주시기 때문에 실측을 반드시 사전에 진행해야 한다.
우리가 따로 준비해와야 하는 것(예: 욕실 문 손잡이)은 미리 알려주시기 때문에 을지로 등 자재를 파는 곳에서 미리 구매해서 준비하면 된다. 목공 시공하는 당일에는 집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벽 석고보드가 많이 떨어져서 추가로 석고보드를 새로 하는 일이 발생했다. 원래 있는 석고보드는 도저히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하셔서, 결국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시공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도 시공자분이 임의로 진행하시기보다는 의뢰인이 직접 확인하고 진행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목공 작업을 할 때도 시간을 비워 두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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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전기를 시공할 때는 일반적으로 하루 일당(품)으로 견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하루를 일하는 비용이 25만 원이라고 하면, 내가 원하는 작업이 며칠이 걸리는지, 몇 명의 사람이 필요한지에 따라서 견적이 달라지는 구조다. 시공자마다 이야기하는 작업 일수 및 인원이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 곳에 문의를 해 보면 좋다. 품 이외에는 콘센트를 증설하거나 분전반 교체 등을 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전기가 가장 어려웠는데, 조명의 개수부터 콘센트가 몇 구 필요한지까지 세세하게 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매립등의 개수와 위치, 주방 기구의 숫자에 맞춰 콘센트의 개수 및 위치를 정하는 등 신경 쓸 일이 아주 많았다. 전기는 여러 일에 나눠서 작업하기도 한다. 콘센트 증설이나 스위치 위치를 잡는 등의 작업을 먼저 한 후, 목공 등 다른 작업을 한 이후에 전등이 들어갈 구멍을 뚫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도 셀프 인테리어에서는 스위치, 소방감지기, 콘센트 보조대, 조명 등을 시공일에 맞춰 구입해 놓아야 한다. 이런 자재들은 ‘문고리닷컴’과 같은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을지로에서 구입했다. 각 가전의 소비 전력을 고려해서 전기 배선 작업을 해야 하는데, 나는 사용하는 가전의 소비 전력을 시공자분께 미리 알려드렸고, 시공자분께서 알아서 잘 작업을 해 주셨다. 보통 이런 전문적인 부분은 시공자분께 상의를 하면 조금은 귀찮아하실 수 있지만 잘 알려주시니 적극적으로 문의하면 얻을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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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타일)
인테리어 준비 과정에서 너무 지친 나머지 욕실은 이누스라는 브랜드에서 한 번에 진행했다. 원래는 이 과정도 타일, 도기(변기, 세면대 등) 등으로 나눠서 자재를 선정하고 시공자를 섭외해서 진행할 수도 있다. 우리는 욕실을 한 번에 진행하는 대신, 이누스 시공자분께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신발장과 베란다 타일 작업까지 부탁드리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렇게 한 번에 진행하는 방식은 인터넷 구매로도 가능하니 인테리어 비용으로 지출되는 현금이 부담스러운 경우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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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장판)
우리는 장판 대신 강마루를 선택했다. 마루 종류와 시공 업체를 검색한 후, ‘원하는 브랜드와 종류, 기존 바닥재 유형, 시공일, 확장 여부, 크기’ 등을 보내서 문의하면 답변이 온다. 그러면 마루의 종류에 따라 책정한 평당 시공 금액을 알려 준다. 오래된 집이라 바닥에 단차가 심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바닥을 갈아내는 작업을 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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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
도배는 을지로5가 주위에 있는 도배거리를 방문해서 견적을 받았다. 원하는 도배지 종류 및 브랜드를 생각해 가면 훨씬 수월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색깔만 선택하고 갔다가는 그날 고를 수 없을 수도 있다. 인테리어 카페에서 벽지를 시공한 사진을 보고 몇 개를 골라 가서 샘플을 보는 것이 좋다. 업체마다 작업에 드는 인원(품)을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적게 부르는 곳은 이후에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이를 고려해서 업체를 선정했다. 을지로 도배 업체같은 경우에는 시공자의 숙련도가 차이가 많다고 한다. 아주 깔끔한 도배를 원한다면 인터넷에서 유명한 도배업자를 찾아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고 시공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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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현관문 내부, 슬라이딩도어, 각 문틀에 필름 작업을 했다. (목공 업체에서 문틀을 제작할 경우 나무 그대로의 문틀만 작업되기 때문에 이후에 필름 작업이 필요하다.) 필름은 업체에 방문해서 필름지 샘플을 직접 보고 결정해도 되고, 내가 원하는 필름지 브랜드와 색을 골라 시공자에게 가능한지 문의해도 된다. 싱크대 등 주방 가구를 새로 하지 않는 경우에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 필름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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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싱크)
가구 업체에서는 싱크대와 주방 상하부장, 아일랜드 식탁, 냉장고장, 신발장을 제작했다. 직접 가구 업체를 방문해서 상담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실측을 한 후 공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때 싱크대 높이부터 아일랜드 식탁의 길이, 식탁에 어떻게 앉을 것인지, 신발장은 몇 칸으로 할 것인지 등 가구 작업에서도 꼼꼼함이 필요하다. 실측 후에 보통 도면도를 만들어서 보내주기 때문에 다른 작업들보다 예상이 그나마 쉽다. 이때 식기세척기나 냉장고는 사이즈뿐만 아니라 설치 시 냉장고 양 옆의 간격이 얼마나 벌어져 있어야 하는지, 식기세척기는 어떤 종류인지(빌트인인지 아닌지) 등 세세한 정보가 필요하다. (업체에서 요구하니 그때 알아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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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조명은 보통 배선 작업만 해 놓은 위치에 모든 작업이 끝난 후 설치한다. 조명은 을지로에서 미리 사 두고 시공자에게 맡겼는데, 조명을 다는 작업은 셀프로 하는 경우도 있다. 전기 작업을 셀프로 할 자신이 없어 이 부분은 시공자에게 의뢰했다. 이외에도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고, 준비 과정에서 막막할 때도 있었다. ‘필름’이 뭔지도 몰랐던 나의 첫 시작을 생각했을 때, 인테리어를 할 때 이런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착착 끝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기 작업을 한 뒤에 목공 작업이 잘못되어 콘센트가 하나 없어지기도 하고(석고보드로 덮어버렸다.), 석고보드가 너무 많이 떨어져서 급하게 당일에 작업자를 구해 석고보드를 고정하는 작업을 하기도 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많이 벌어졌었다. 그러나 이렇게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고, 수리가 필요할 때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으며,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셀프 인테리어를 통해 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뿌듯함도 느끼는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