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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풋살은 생소하다. 일반 축구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초보 여자 풋살을 직접 경험하면서 생각하고 분석한 것들을 소개해보고 싶다. 초보 수준이라 그런지 풋살과 축구의 다른 점을 크게 느끼기는 어렵다. 경기 룰은 당연히 다르지만, 지금은 경기 룰을 지키며 경기하는 것보다는 패스를 하나라도 더 잘 하고 기회가 왔을 때 슛을 넣을 줄 아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차이가 있다면 축구보다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순발력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다. 독자 중에는 축구나 풋살을 오랫동안 해 온 분들도 많겠지만, ‘초보 여자 풋살은 이렇게 하는구나’,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이런 것부터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어 주시길 바란다.

준비사항

‘운동은 장비빨’이라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초보 단계의 풋살은 크게 비용이 들지 않는 운동이다. 내 몸만 건강하고 공을 찰 수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 풋살을 시작할 때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용품에 대한 팁을 소개하려 한다.

풋살화

풋살화는 축구화와 다르다. 특히 밑창이 다르게 생겼다. 축구화를 신고 풋살장에 들어갈 수 없으니 꼭 확인하고 사자. 풋살화는 신어 보고 사는 게 좋은데, 여자 풋살화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거의 팔지 않아 불편함이 있다. 차라리 발이 작으면 키즈 사이즈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싸게 살 수 있다. 또한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얼마 신지 않은 풋살화를 많이 팔기 때문에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풋살은 계속해서 뛰어다니고 순간적으로 진로 방향을 바꾸는 일이 많기 때문에 발이 불편할 것을 생각해서 치수가 큰 신발보다는 딱 맞는 신발을 사는게 더 낫다. 또한 가죽이 얇은 것보단 두께감이 있는 풋살화가 큰 힘을 주지 않아도 공이 더 잘 차지는 기분이 든다. 밑창도 얇으면 풋살을 오래할 때 엄지발가락 부위에 물집이 잡힌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두께감이 있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복

풋살이라고 정해진 운동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현재 배우고 있는 클럽에서 팀복을 맞추었다. 팀복을 맞출 때 땀 흡수가 잘되고 가벼운 원단의 옷을 맞추게 되는데 바지에 보통 남자들에게 맞춰진 속바지가 함께 나온다. 남자들은 속옷을 입지 않고 운동복 바지를 입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게 은근 불편하다. 혹시나 축구바지를 사거나 맞추는 일이 있다면 속바지가 없는 것을 추천한다.

풋살공과 콘

풋살공의 크기는 4호로 일반 축구공보다 작다. 또한 풋살공은 축구공보다 탄력이 떨어져 공이 잘 튀지 않는다. 처음부터 축구공으로 연습하다 풋살공으로 바꾸게 되면 느낌이 확실히 다름을 느낄 수 있다. 혼자 연습할 때는 콘을 사용하여 기본적인 드리블 연습을 할 수 있다. 콘을 사용하면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및 방향 전환 드리블을 연습하기에 좋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왼)풋살공과 (오)축구공. 풋살공이 더 작다
콘을 이용하여 드리블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무릎 및 허벅지 근육 보호 테이프

TV 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에서 보면 무릎과 허벅지에 뭔가를 붙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풋살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무렵, 무릎이 불편해서 한의원에 가보니 아파도 풋살을 계속 하고싶다면 무릎 테이핑을 하라며 붙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 이후 스포츠 테이프를 사서 무릎을 보호하면서 운동을 계속하였고 지금은 허벅지에 근육이 붙어서인지 테이핑을 하지 않아도 무릎이 아프지 않다.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무릎 보호 스포츠 테이프

참여 방법

여자 풋살을 배울 수 있는 클럽에 가입하여 배우면서 경기를 뛸 수 있다. 보통 일주일에 2시간, 회비는 한달에 8~10만원 정도이고, 이보다 더 싸게 배울 수 있는 곳도 있으나 집에서 가까운 곳을 찾아보는 것이 매주 참여하기 좋다. 먼저 경기를 해보고 싶다면 대표적인 운동 플랫폼인 ‘플랩풋볼’에서 하루 경기 참가비만 내고도 뛰어볼 수 있다. 또한 지역마다 운영하는 여자 축구 혹은 풋살 동호회가 있으니 더 저렴한 비용으로 배우면서 시작해볼 수 있다.

기본기 다지기

볼 컨트롤

볼 컨트롤은 볼과 얼마나 친하냐를 나타내는 척도로 풋살에서 가장 기본이다. 패스를 하고 싶을 때도, 수비수를 제치고 싶을 때도, 슈팅을 하고 싶을 때에도 볼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볼 컨트롤을 잘하는 방법은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처음에는 발바닥을 이용해서 공을 굴리거나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드리블 연습을 주로 하며 공을 내 몸 반경 안에 두는 연습을 한다. 공중에서 오는 볼 컨트롤을 연습하기 위해 가슴, 무릎, 발바닥으로 공을 받는 연습을 한다. 이렇게 받은 공은 다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바로 이동시키거나 내 발 밑으로 떨어뜨려 내가 다음 행동을 할 수 있게 연결해야 한다. 상대 수비수에게 공이 뺏기지 않기 위해 빠른 속도로 오는 공을 논스톱으로 패스하는 연습이라든가, 빠른 패스 공을 받을 때 내 몸 반경 안에 두는 연습 또한 해야 공을 뺏기지 않을 수 있다. 발바닥으로 공을 잘 컨트롤 해야 네이마르처럼 상대 수비수를 속이면서 제칠 수도 있다.

패스

패스는 공격 찬스를 만들거나 상대편 수비수에게 공을 뺏기지 않기 위해 시행한다. 내가 가진 공으로 상대방 수비수를 유인한 후 상대 수비수가 붙지 않은 우리 팀 공격수에게 빠른 타이밍으로 공을 패스하여 슈팅 찬스를 만들 수도 있고 수비수가 압박하여 공을 뺏길 위험이 있을 때에도 패스를 통해 공을 지켜낼 수 있다. 패스는 패스를 받는 우리팀이 잘 받을 수 있도록 낮고 정확하게 줘야 하고 상대팀에 뺏기지 않게 빠르게 줘야한다. 패스를 받을 때에도 빠른 공부터 튀어오르는 공, 회전이 빠른 공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올 수 있으므로 받은 공이 내 몸 안에서 벗어나지 않게 볼 컨트롤을 잘 해야 한다.

슛팅 연습하는 모습

슈팅

디딤발이 공과 멀지 않아야 하고(디딤발이 멀면 공의 세기가 약해지거나 정확도가 떨어진다.) 공을 찰 때에는 발가락뼈가 아닌 발등뼈에 공을 정확히 맞춘다고 생각하고 차야 한다. 발가락뼈가 아닌 발등뼈에 공을 맞추기 위해서는 일자로 서서 공을 때려서는 맞추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공을 차는 발과 반대편으로 몸을 기울인 상태에서 차야 한다. 공을 정확하게 타겟하는 법을 모르고 공을 세게 차려고만 하면 빗맞기 쉽다. 마지막으로 공을 임팩트하는 그 순간에 힘을 실어 세게 차야 하므로 뒤에서부터 달려오면서 체중을 실어야 하며, 공을 때리는 순간에는 허벅지 근육을 배 앞으로 당기는 느낌으로 강하게 공을 찬다. 실전에서는 공이 멈춘 상태에서 차는 경우보다 공이 굴러가고 있는 상태에서 슈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습도 실전처럼 공을 살짝 굴려가면서 슈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공을 드리블하면서 슛하는 경우도 있게 되는데 이때는 공이 앞으로 굴러가는 것을 생각해서 디딤발을 공 옆이 아닌 공보다 조금 앞에 둔다고 생각하고 위치해야 한다. 멈춰 있을 때처럼 공 옆에 두고 차게 되면 임팩트 할 시점에는 이미 공이 굴러가서 디딤발이 공 뒤에 위치하므로 공을 찰 때 발등뼈가 아닌 발가락뼈에 맞게 되고, 결국 공에 힘이 실리지 못한다.

나에게 풋살은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해서 살고 있는 환경 속에서
뜻깊은 성취감을 안겨준다.

경기 전략

수비를 보는 법

압박 수비를 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실제로 공을 뺏을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압박하는 것만으로 공격수의 실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압박 수비는 상대의 유효슈팅이 나와도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고 허둥지둥 패스하게 만들어 우리 공으로 뺏어 올 수도 있다. 골키퍼 바로 위에 있는 최종 수비수는 우리 팀이 수비 진영에 도착하지 못하였을 때나 역습을 당하고 있을 시 언제든 상대 공격수의 유효슈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밖으로 걷어내는 것이 안전하다. 괜히 공을 가지고 있다 우리 팀 선수에게 패스를 줄 타이밍을 놓쳐 발 빠른 상대팀 공격수에게 공을 뺏기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빠른 역습 상황으로 우리 팀의 선수들이 수비 진영으로 충분히 내려오지 못한 상황에서 수비를 할 때에는 공을 잡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마킹하되, 그 사람이 나와 거리가 멀고 다른 수비수가 마킹하고 있다면 패스를 받을 다른 공격수를 맨마킹 해야 한다. 공에만 집중하다가 놀고 있는 상대 공격수를 놓쳐 이 선수로 인해 골을 먹힐 수도 있다.

상대팀 제치는 법

우리 팀에게 패스함으로써 공을 전달하는 방식도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공격수 입장에서는 유효슈팅을 하기 위해서 공을 가지고 골대 근처로 가야 하기 때문에 여러 명의 수비수를 제쳐야 한다. 내가 메시처럼 현란한 발놀림이 있다면 어렵지 않겠지만 초보의 입장에서는 수비수의 실수를 유도하기 위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수비수가 공을 뺏으려고 발을 앞으로 내밀 때 반대 방향으로 공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손쉽게 수비수를 제칠 수 있다. 따라서 마음을 침착하게 먹고 수비수가 먼저 움직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수비수를 제칠 확률이 높다. 이때 공을 반대 방향으로 칠 때 너무 세게 치면 다른 수비수에게 공을 뺏길 수 있으므로 평소에 볼 컨트롤 연습을 통해 나의 반경 안에 공을 둘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이야기한 것들 외에도 더 많은 디테일과 전술적인 내용들이 있지만 모든 것을 담을 수 없어 아쉽다. 나는 풋살교육 초보자인 여성 프로선수 선생님에게 처음 풋살을 배웠는데, 아무래도 선생님은 원래 잘 하고 본인처럼 하지 못하는 우리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선생님을 따라가기 위해 혼자서 영상들을 보며 수없이 고민하고 독학한 내용들이 많다.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름 영향력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어 뿌듯하다. 앞으로도 더 열정을 가지고 풋살에 임하며 많은 경기를 통해 더 실력을 쌓고 싶다. 나에게 풋살은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해서 살고 있는 환경 속에서 나에게 뜻깊은 성취감을 안겨준다.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기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