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모기간: 8월 28일 ~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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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일할 때 특히 중요한 요소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동료들뿐만 아니라 아이에서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환자들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
동료들과의 경우, 바쁜 업무 속에서 서로 다른 일 처리 방식 때문에 오해가 생기거나 기분이 상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일어나는 문제가 많다. 환자의 경우, 대부분 웃는 얼굴로 검사실을 나가시는 환자들이 많지만 좋지 않은 표정으로 나가시는 환자도 적지 않다.
특히 어린 환자 검사 시 아무래도 신경을 쓰게 되는데, 아이들은 검사실에 들어오자마자 울음부터 터트리고, 보호자는 아이의 울음소리와 피폭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예민해져 있다. 심하게 움직이는 아이의 경우 간혹 재검사를 한다. 그 상황에서 보호자를 안심시키며 검사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에 나까지 신경이 곤두설 때가 많다. 이런 경우가 발생할 때마다 혹여 내가 불편하게 해드린 건 없는지, 서로 기분 상하지 않으면서 고객 만족도까지 높일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게 된다. 경험을 토대로 정리한 나만의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본다.
첫째, 명확한 의사소통 전달!
대학병원의 오전은 마치 전쟁터와 흡사하다. 수많은 환자분들을 검사할 때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소통하며 업무를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검사 방법은 어느 병원이든 통일 화가 당연히 되어 있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분들이나 몸을 움직이기 힘든 환자분들의 경우 조금 더 효율적으로 검사를 하는 방법은 개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럴 때 너무 바쁜 나머지 소통이 잘 안 되다 보니 똑같은 환자를 검사하더라도 약간의 시간 차이 발생한다. 바쁜 와중에도 “이러면 더 효율적으로 검사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며 서로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소통 한다면 업무 방식의 오해를 조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둘째, 상대방의 상황과 기분 공감하기!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월요일은 진료하는 과가 가장 많은 날이라 환자가 굉장히 많고, 딜레이도 가장 많이 생기는 날이다. 한 환자분이 본인이 너무 오래 기다렸다면서 대기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컴플레인을 하였다. 너무 바빠 경황은 없었지만 그래도 최대한 친절하게 응대를 하려고 했다. 환자분의 상황과 기분을 이해한다는 태도로 “오래 기다리셨죠.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은 대기 환자분들이 많은 날이라 대기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앞으로 10분 정도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 후 예정대로 10분 후 그 환자분을 검사를 해드렸고 환자분이 나가시면서 아까 좀 짜증을 낸 것 같아 죄송하다고 나한테 먼저 말을 건네었다. 만약 그 환자분이 항의했을 때 내가 차분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 한마디는 굉장히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내가 말할 때의 그 단어 자체는 물론 그 속에 담긴 마음까지 헤아려주면 좋겠지만 실제론 폭넓게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나도 그렇다. 듣는 사람의 상황과 기분에 따라 말은 의도와 달리 와전될 수도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은 정말이지 틀린 말이 하나 없다.
내가 먼저 올바른 소통 방식과
상호 존중의 공정성을 보인다면 나로 인한 선한 영향력이
모두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믿어 본다.
셋째, 행동으로 보여라!
업무를 하다 보면 환자분들이 우리를 부를 때, “저기요” “선생님” “총각” “기사님”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선생님이라 불러주는 환자들이 많지만 간혹 저기요, 총각이라 부르시는 환자분들도 있다. 이런 호칭이 잘못됐다는 문제를 말하는 건 아니다. 내가 듣고 싶은 호칭을 듣기 전에 우리들은 과연 방사선사, 선생님으로 보이고 있을까? 존중의 호칭을 요구할 정도로 우리는 존중받을 존재로서 가치를 보이는 걸까? 만약 그 가치를 모두가 보인다면 그런 존중과 배려가 담긴 호칭은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 기대해 본다.
이 세 가지를 명심하고 일한다면 직장 동료, 환자, 나 자신까지 모두가 만족하며 일하는 것은 물론 따뜻한 상황들이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한테 바라는 것이 아닌 내가 먼저 올바른 소통 방식과 상호 존중의 공정성을 보인다면 나로 인한 선한 영향력이 모두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믿어 본다. 일반 직장과는 달리 많은 이들의 희로애락이 있는 병원이라는 곳에서 하나의 희망적인 작은 공을 쏘아 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