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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상진(서울대학교병원)

1. 서론
필자가 해외 의료기관에 근무하면서 유럽학회에 참석하여 영국 출신 동료 방사선사 선생님에게서 처음 들은 내용 중에 한국 의료기관에는 없는 영국 의료기관 내 응급실 영상의학과에서 시행 중인 시스템이 있었다. 그것은 1980년대 초에 영국의 Berman 등이 처음 제안한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절차인 레드닷 시스템(Red Dot System)이라 불리는 방사선사의 업무 시스템 중에 한가지이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시스템이며, 전 세계적으로 영국을 시작으로 몇 개 국가에서 방사선사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레드닷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 방사선사 이상 감지 시스템(RADS: Radiographer Abnormality Detection Schemes)의 한 유형인 레드닷 시스템의 주요 기능은 영상의학과 의사의 정식 판독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응급실 의료진에게 응급 영상검사를 시행한 방사선사가 직접 급성 또는 만성 병리 또는 잠재적 골절의 존재 등 영상에서 나타나는 영상 해부학적 이상상황을 신속하게 알리는 보고 시스템이다(사진. 1, 2). 이 시스템은 1981년 영국 런던의 이링병원(Ealing hospital)에서 처음 시범적으로 시행되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노스윅파크병원(Northwick park hospital)에서도 시행되었다. 이 시스템의 결과는 1985년에 보고되었다. 이 시스템이 초창기에 시행되었을 당시에는 영국의 의료기관 내 응급실에 상주하는 영상의학과 의사가 많지 않은 관계로 신속한 정식판독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응급실 내 의료환경에서 시작하게 된 추가적인 절차가 방사선사 본인이 검사한 영상에 빨간색 원형 스티커(레드닷)를 부착하여 영상 검사를 의뢰한 의사에게 영상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이 시스템은 일반촬영 검사자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병변에 대해서 일반촬영 필름에 빨간색 스티커를 부착하여 보고함으로써 응급실 의료진에 의해 진단 발견을 놓치거나 진단의 오류를 줄이려는 시도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추후 디지털 일반촬영 영상이 등장한 후에도 많은 부서에서는 기존 시스템에 대한 보고의 표시로 “레드닷”이라는 단어를 여전히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서 방사선사는 응급실에서 영상 검사 시행과 더불어 진단의 단서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 시스템의 장점으로는 병원 응급의료 환경 내에서 응급실 영상의학팀(일반촬영실)과 의뢰부서(주로 응급의학과) 간의 의사소통 수준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빨간색 점이 있는 이미지는 의뢰과의 더 많은 심도있는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게 되었으며 향후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응급실의 전반적인 일차적인 오류가 감소하였다고 기존 발표된 논문에서 보고되고 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방사선사 이상 감지 시스템은 방사선사가 어떤 잠재적 병변이상을 표시하는지 명확하게 지정하지 않아 상당한 모호성을 초래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특히 영국에서 방사선사 이상 감지 시스템은 방사선사 코멘트(방사선사는 응급 의료 환경에서 발견된 이상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제공)을 기록하는 과정을 통합하도록 절차가 발전하였다(사진. 3). 일반적으로 남긴 코멘트는 공식적인 진단보고서로 간주되지 않으며, 잠재적 이상을 의미하는 짧은 메모로 간주되었다.

방사선사의 이상 감지 시스템의 한 유형으로서 레드닷 시스템 참여와 방사선사 코멘트를 통한 신속 보고 활동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응급 상황에서 이상 감지 외에도 방사선사 코멘트의 성공적인 구현에 기여할 수 있는 요인이 다양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방사선사가 실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영상 예비 판독 교육은 응급 상황에서 이상 감지 및 코멘트 시스템에 참여하도록 방사선사의 판독 능력을 준비하는 데 가치가 있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은 영국에서 시작하여 일부 유럽 국가,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서 시행 중으로 이와 관련한 여러 논문에서는 이 시스템의 효과에 대해서 많은 후향적 분석이 보고되고 있다.

사진.1 사진.2

Radiographer Comment

1. Date& Time
2. Anatomical part & position
3. Comment: irregular bone erosion in T2-3 VB, left and left 2nd-3rd ribs, probable patholoaic compression fracture of T3


2. 전문교육 과정과 교육기관
방사선사는 본인이 검사한 영상을 레드닷 시스템을 적용해서 예비 판독을 보고하는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단기간 혹은 장기간 레드닷 시스템 강의코스를 이수해야 한다. 방법은 2가지 방안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 가지 방법은 대학원에 입학하여 대학원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Imaging interpretation 과정을 이수하는 방법 있으며, 또 다른 방법은 공식적인 영상판독 외부교육기관에서 집중교육 코스(단기간: 6시간, 장기간: 2~3개월 코스)를 대상으로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강의를 수료하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외부교육기관으로는 RED DOT RADIOLOGY COURSES(https://www.radiology-courses.com), PRACTITIONER DEVELOPMENT UK(https://pduk.net), RED DOT TRAINING FOR RADIOGRAPHERS(https://www.radicon.org/courses/Red-Dot-Training-Radiographers-Technologists), EMERGENCY RADIOLOGY COURSE(https://www.bromleyemergency.com/our-courses/emergency-radiology-course) 등의 교육기관들이 있다. 이 기관들은 다양한 분야의 의료 전문가를 위한 지속적인 전문 분야 개발 과정의 임상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식적인 전문교육 업체이면서 영국 내에서 인정하는 보수교육(CPD: 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 과정까지 인정되는 교육기관으로서 의사, 간호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등 다양한 보건의료 직종 전문교육 콘텐츠를 대상으로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으로 지속적인 교육이 가능한 외부교육기관들이다. 특히 방사선사를 위한 흉부 영상 진단과 근골격계 진단 관련한 강의가 있다. 근골격계 진단 강의의 구성은 상지 일반촬영 영상 판독(예: 어깨, 팔꿈치, 손목, 손을 포함한 상지의 영상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교육), 하지 일반촬영 영상 판독(예: 골반, 고관절, 무릎, 발목, 발을 포함한 하지의 영상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교육)과 체계적인 일반촬영 영상 평가를 위한 ABC(Alignment-정렬, Bone-뼈, Cartilage-연골) 원칙을 숙지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증례별로 일반촬영 영상 해석 퀴즈도 제공되고 있다. 이 과정은 환자 평가, 영상 검사 의뢰 및 판독하는 방법 등의 교육과정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전반적인 흉부영상과 근골격계 영상의 이해를 향상하고자 하는 의료 종사자에게는 이상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은 방사선사에게 경미한 근골격계 영상부터 심각한 외상 영상까지 진단에 대한 보다 철저한 이해를 제공하고, 패턴 인식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통해 방사선사를 대상으로 한 골절 및 탈구 식별 능력 향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을 수료하면 사소한 부상에 대한 근골격 영상 평가, 참조 및 예비 판독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임상에서 수월하게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범주유형
골절– 변위 및 비변위; 분쇄; 병리적; 관절 내; 과상; Monteggia; Colles; 치유; GreenStick;
– Barton’s; Salter-Harris 유형; 탈구; 다발성 골절; 골반 골절; 고관절; 의심되는 비우발적 부상; 경골 고원; 압작된 발꿈치;
– Lisfranc 골절-탈구; 스트레스; 제5중족골 기저부; 은폐
탈구/반탈구전방 및 후방; 월상골; 월상골 주위; 주상골-월상골 분리; 음모결합부 분리
연조직 징후관절 삼출액; 지방혈관절증; 지방 패드 상승; 수술적 폐기종
정상변형을 포함한 정상골단; 이분형/다분형 슬개골; 삼각골; 골화 중심
일반적인 병리학다리-칼베-페르테 질환; 대퇴골 상부 골단부 미끄러짐


3. 영상에 대한 예비진단범위
예비진단의 주요 질환으로는 뼈 골절, 관절 탈구 혹은 불완전 탈구, 이물질, 폐기흉, 흉막 삼출액 등 응급실 일반촬영검사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근골격계 및 흉부 관련 질환 등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다.


4. 문헌검색을 통한 레드닷 시스템의 효율성 평가
이 시스템을 시행한 후 효과적인 측면에서의 기존 논문을 검색해 보면 1980년대 영국에서 레드닷 시스템이 시행된 이후 영국에서는 레드닷 시스템이 널리 채택되었으며, 2008년 연구에 따르면 응급실의 92%가 영상의학과에서 방사선사 이상 감지 시스템(RADS:Radiographer Abnormality Detection Schemes)의 한 유형인 레드닷 시스템을 활용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같은 저자가 수행한 2011년 연구에서는 이 통계가 88.6%로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RADS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것은 진단 과정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외상 환자의 응급 일반촬영 영상을 판독하는데 있어서 응급의학과 의료진에게 신속하게 보고됨으로써 응급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변위 되지 않은 골절을 감지하는 레드닷 시스템의 정확도는 상당히 낮아서 민감도는 45.9%로 보고 되기도 하였다. 이는 레드닷 시스템이 특정 이상을 감지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더 미묘한 병리를 감지하는 데는 신뢰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에도 불구하고 레드닷 시스템은 널리 채택되었으며, 외상 환자의 방사선 영상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응급의학과 의료진에게 신속 보고됨으로써 응급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 되고 있다.
영국 병원의 약 81%가 이 시스템을 프로토콜에 통합했다(Price & Le Masurier, 2007). 또한 영국 연구에 따르면 레드닷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하면 응급실 환자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홀, 이건, 클리먼, 1999). 영국 연구에 따르면 방사선사의 전반적인 보고 정확도는 실무 영상의학과 의사의 보고 정확도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Brealey, Scally 등, 2005). 추가 연구에 따르면 대학원에 입학하여 대학원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Imaging interpretation 과정을 이수하였거나 혹은 공식적인 영상판독 외부교육기관에서 집중교육 코스를 이수한 방사선사의 전반적인 민감도는 92~97%, 특이도는 92~94%인 것으로 나타났다(파이퍼, 패터슨, & 고드프리, 2005), 또 다른 논문에서는 방사선사가 공식적인 레드닷 시스템 교육을 받았을 때 영상 판독 정확도가 90%에서 93%로 크게 향상되었다고 보고 되고 있다(하그리브스 & 맥케이, 2003).

5. 결론
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레드닷 시스템은 응급 일반촬영 영상을 대상으로 방사선사가 직접 특정 이상을 감지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더 미묘한 병리를 감지하는 데는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시스템은 널리 채택되었으며 응급환자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기존 논문에서 언급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을 통한 방사선사의 예비 판독 신속 전달 시스템의 발전은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하고 응급 상황에서 일반촬영 영상에 대한 예비 판독의 정확성을 향상할 수 있었다고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