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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아, 김세린, 박민서, 김동연(신구대학교 방사선학과 24학번)

우리 팀은 지난 여름, 글로벌 챌린지를 통해 호주의 시드니를 탐방할 기회를 가졌다. 시드니는 오페라하우스로 대표되는 예술의 도시이자, 첨단 방사선·의료 영상 기술과 원자력 연구 기관이 자리한 학문의 도시이기도 하다. 방사선학을 전공하는 우리에게 이보다 더 의미 있는 탐방지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탐방을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글로벌 챌린지에 선정되기 위해 우리 팀은 호주 현직 방사선사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했고, 관련 기관의 홈페이지에 댓글을 남기거나 컨택 메일을 보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딪쳐 보았다. 답장이 오지 않아 좌절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값진 경험이었다.

우리 팀은 다양한 현장을 직접 찾아가며 호주의 기술과 문화를 경험하고, 우리나라와 비교하며 국제적 시야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했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로열 프린스 알프레드 병원이었다. 호주를 대표하는 공립 병원으로, 969병상을 갖추고 최신 CT와 MRI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또한 시드니대학교 방사선학과 학생들의 핵심 실습 병원이기도 해, 미래 임상 현장을 직접 떠올릴 수 있었다.

이어 방문한 시드니대학교는 1850년에 설립된 호주 최초의 대학으로, 방사선학뿐 아니라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고 있었다. 전통적인 건축물과 캠퍼스 분위기 속에서 학문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은 시너지 방사선 센터였다. MRI, CT, PET, 초음파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활용한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짧은 인터뷰를 통해 호주의 방사선사 제도를 알 수 있었다. 1,000시간의 실습을 마치면 별도의 국가시험 없이 면허가 부여된다는 점은 우리와 달라 놀라웠다. 무엇보다도 이 방문은 원래 일정에 없었지만, 길을 지나가다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성사된 일정이었기에 더 특별했다. 정해진 틀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기회를 만든 도전은 우리 팀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또한 ANSTO(호주 원자력 과학기술 기구)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과정과 중성자 산란 장비, 가속기 등을 견학했다. 보안상 촬영은 불가능했지만, 직접 연구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며 교과서에서만 접하던 내용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시드니 아이 병원과 인간 질병 박물관 등을 탐방하며 임상과 교육의 현장을 경험했다. 특히 병리학 표본 2,500여 점이 전시된 박물관에서는 교과서 속 질병이 실제 장기와 맞닿아 있음을 확인하며 큰 놀라움과 신기함을 느낄 수 있었다.
탐방 일정 중에는 문화적 경험도 이어졌다.

시드니의 상징인 오페라하우스, 시민들의 여유를 엿볼 수 있었던 본다이 비치, 역사적 건축물이 현대적 상업 공간으로 활용되는 퀸 빅토리아 빌딩 그리고 시드니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 옵저버토리 힐까지. 학문적 탐방과 문화적 체험이 어우러진 시간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 동안 우리 팀은 팀워크와 협력의 가치를 더욱 깊게 깨달을 수 있었다.

출발 전에도 계획이 여러 차례 수정되었고, 시드니에 도착해서도 예상치 못한 우여곡절이 이어졌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런 과정들이야말로 대학생이기에 할 수 있었던 용기 있는 시도였고, 덕분에 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낯선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은 우리를 한 팀으로 단단하게 묶어 주었고, 글로벌 학업 의지를 키워주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방사선학 실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글로벌 의학 환경과 문화적 다양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환자 안전과 영상 품질 향상을 위해 전공 공부에 더 매진하고 해외 자격증 취득과 국제 탐방에도 도전하며 글로벌 방사선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한다.
시드니에서의 8박 9일은 우리 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자 학문적 열정을 이어갈 소중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