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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사선사는 이렇게 일한다』의 저자 김진희 선생님, 안녕하세요. 먼저 선생님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분당서울대학교 병원 영상의학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진희입니다. 보통의 대학병원이 그러하듯 로테이션을 통해 일반, CT 파트에서 근무를 했고 현재는 초음파 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방사선사’라는 직업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첫 출간 서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방사선사로서 감사한 마음이 드는데요, 『방사선사는 이렇게 일한다』라는 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방사협보에도 실어주시고 인터뷰도 해주셔서요. 『방사선사는 이렇게 일한다』는 청년의사(출판사)의 보건의료분야 직업탐구 시리즈 ‘병원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여덟 번째 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원했던 방향은 ‘방사선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 혹은 방사선학과에 입학하는 미래의 방사선사를 대상으로 직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방사선학과에 입학하고 뢴트겐과의 만남부터 대학 시절 병원 실습 경험, 국가고시로 방사선사 면허를 취득하고 병원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화들, 생업의 현장인 병원에서의 역할 환자·동료와의 에피소드, 병원 외의 직업, 미래 전망 등 다양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태로 작업하였으며 방사선사라는 직업의 전반을 소개한 책입니다. 물론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은 여러 선생님의 고마운 인터뷰로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Q  19년 동안 방사선사로 근무하시면서 여러 환자분을 마주하셨을 텐데요, 병원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지게 된 선생님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으신지요?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방사선에 대해 또 다른 하나는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방사선사는 아무래도 방사선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수도 없이 들었던 ‘ALARA 원칙’을 마음에 품고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선량으로 최적의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방사선사의 가장 중요한 심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환자를 만나는 직업임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매일 있는 일, 하는 일이 환자들에게는 비일상적이고 극적인 순간이라는 것을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그 간극을 줄이기가 사실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자를 대할 때 그 간극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선생님께서 근무하시면서 느낀, 우리 방사선사가 앞으로 주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어요. 근데 책을 집필하면서 많은 선생님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사선사의 업무역량을 확대하고 홍보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요. 이미 많은 선·후배들이 길을 개척해 나가고 계신 걸로 알고 있고 협회에서도 힘쓰고 계시는 줄은 알고 있습니다만, 초음파 스캔 업무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분야에서 역량을 확대하고 입지를 공고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방사선사는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물론 우리는 정확한 검사가 최우선이긴 합니다! 하지만 방사선사들도 고객 경험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강의하는 사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게 드는 생각은 협회에서도 방사선사와 고객 경험에 대한 전문적인 프로젝트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방사선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책에서 후배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생의 로드맵을 직접 그려보라고 말이지요. 근데 저의 로드맵을 이야기하자니 살짝 부끄럽네요. 우선은 지금 다니는 병원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고객 경험 사내강사로도 열심히 활동할 예정입니다. 또한 후배들을 위해 ‘코칭’에 대한 공부를 해 보려고 합니다. 벌써 19년차 방사선사로서 병원에 다니며 느꼈던 것은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후배들이 너무 많은데 그들의 역량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고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문적으로 도와주고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Q  선·후배 동료 방사선사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방사선사로서 굳은 심지를 가지고 일하는 선·후배 동료 선생님들! 우리는 병원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확한 치료를 위해 환자의 치료 여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분명 저보다 더 열심히 활동하시고 훌륭하신 선·후배 동료 선생님들이 계신대도 불구하고 부끄럽게도 제가 짧은 경험과 소견으로 방사선사라는 직업에 대한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에세이 형식이긴 하나 틀린 것도 있고 맞는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직업이 그러하듯 좋은 면과 힘든 면이 공존합니다. 제가 직접 알게 된 것들을 어느 한 부분 치중되지 않도록 고루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저의 작은 노력을 기특하게 봐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Q  서적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문장이나 구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 구절이 있는데요, 너무 많을까요?

각자마다 삶의 방식이 있듯이 직장의 선택도 마찬가지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인생의 로드맵을 직접 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본인 적성과 삶의 방식에 따라 직장을 선택하고 거기서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 무조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취직했다고 마음 놓고 현재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1차병원에 취직했다고 불안해하며 현재에 불만족할 필요도 없다. 인생은 길고 방사선사로서의 밥벌이도 길게 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발전하자. C-arm 업무를 더 배우고 싶어 이직한 선생님, 자신의 상황에 맞게 다시 소아과로 취직한 선생님이 그랬고, 병원 사무장으로서 병원을 성장시키고 경영 공부까지 한 선생님이 그랬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지금껏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방사선사의 업무를 해온 모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점이기도 하다. 그들은 현재에 안주하며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 세상은 넓다. 미래의 나는 분명히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현재의 내가 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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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절을 선택한 이유는 제가 취업을 하려 할 때 너무 한 곳만 바라보고 달려오지 않았나 싶어서입니다. ‘분명 다른 길들도 존재하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에 배운 다른 것은 다 잊어도 딱 하나, 어떻게 해서든 잊지 않으려는 것이 있다. 방사선 계측학을 가르쳐준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 이었다. “방사선사는 선량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한다. 최소의 선량으로 최적의 영상을 만드는 것, 그것은 방사선사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평생 그 말을 품고 방사선사로 일 해왔다. 이것이 내가 15년 넘게 방사선사로 살아오면서 가 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사선사의 중심, 심지, 코어근육이다. “너무 옵세하게 구는 거 아니야?”, “꼰대 아니야?”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에도 미래의 방사선사들에게 이 이야기만은 꼭 하고 싶었다. 방사선사는 선량에 대해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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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말씀을 안 드려도 되겠죠? 『방사선사는 이렇게 일한다』의 핵심 구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환자한테서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일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환자의 지금은 비 일상인 극적인 순간이고, 그런 환자를 위해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런 병원이란 특수한 집단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여유를 아주 조금이라도 가지고 일을 하자. 결국 그것이 우리의 최종 목적인 환자의 치료를 위하는 길이 되고 업무 시간이 끝나면 병원 직원에서 나로 돌아오기 위한 길이 된다. 그러니 힘든 상황들 속에서 너무 상처받지 말자. 서로의 자리에서 충실한 것뿐이니 다시 나로 돌아오는 길은 아주 가깝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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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의 일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입니다. 그 안에서 나를 지키는 길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내린 결론입니다. 환자, 같이 일하는 동료들, 다른 부서 직원들 모두 나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병원이란 특수한 곳에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는 것! 그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방사선사는 이렇게 일한다
김진희 지음, 청년의사, 2024년 3월 25일 발행, 18,000원
방사선을 안전하게 다루는 의료전문가 되기

방사선이라는 건 무엇일까?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무언가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준다는 것일까?
방사선을 다루는 방사선사, 평생 직업으로 삼아도 안전할까?
방사선사는 위험하지만 꼭 필요한 ‘양날의 검’과 같은 방사선을 공부하고 다뤄야하는 이들로 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방사선사는 선량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한다. 최소의 선량으로 최적의 영상을 만드는 것, 그것은 방사선사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방사선을 안전하고 이롭게 다루는 방사선안전관리 전문가, 19년차 실무자가 들려주는 방사선사의 모든 것!
이 책에는 방사선사 면허 취득과 취업, 부서별 업무 형태와 필요한 마음가짐, 방사선사의 미래 전망, 해외 방사선사들의 이야기 등 미래 방사선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