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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저자 류귀복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의 본캐는 16년 차 ‘치과 방사선사’이고, 부캐는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기획출판 출간작가’입니다. 8년 전, 중증 난치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받은 이후로는 환자도 함께 겸임하고 있습니다. ‘잘 지내’의 기준치를 낮게 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음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펜을 들었고, 출판사에 투고한 원고가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채택되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운 좋게도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는 과분한 영광도 얻었지요. 또한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스토리>의 최고 인기 작가이며, 다음카카오에서 인정하는 ‘글쓰기 분야 크리에이터’이기도 합니다.

Q  방사선사 선생님께서 발간한 최초의 에세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방사선사로서 뿌듯한 마음이 드는데요,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책은 “당신은 지금 잘 지내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저자는 매주 화요일 근무하는 병원 1층 외래주사실에서 주사를 맞고, 매일 아침 비타민처럼 진통제를 복용합니다. 고로, 병원 직원인지 환자인지 구별하는 게 늘 어려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일상이 곧 천국’이라며 너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잘 지내’의 기준치를 조금씩 낮추게 되고, 일상에 행복이 더해집니다. 책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다음 책 8주, 네이버 도서 2주)에 선정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출간 과정을 다룬 <브런치스토리> 연재에 ‘♡’가 1만 3천 개, ‘댓글’이 3천 개 넘게 달리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Q  방사선사로 근무하시면서 여러 환자분을 마주하셨을 텐데요. 병원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지게 된 선생님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으신지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촬영을 위해 잠시 서 있기도 힘든 환자들을 볼 때마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마흔 살이 된 어느 날, 세상에 온기를 더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펜을 들었습니다. 순도 100퍼센트의 즐거움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인고의 시간을 거쳐 결실을 맺기까지는 딱 1년 반이 걸렸습니다. 원고를 투고하는 과정에서 반기획출판의 유혹이 3번 있었고, 출간 계약 문턱에서 미끄러진 적도 2번 있었습니다. 갱년기가 올 나이도 아닌데 눈물을 보인 게 5번이나 되네요. 그럼에도 도전을 지속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된다”라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죠.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고 나니 이제는 ‘쉰 살의 도전’이 기다려집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실 많은 선생님들께서도 만약 품고 계신 꿈이 있으시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니까요.

Q  선생님께서 근무하시면서 느낀, 우리 방사선사가 앞으로 주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00세 시대’입니다. 방사선사는 퇴직 후 전공 분야에서 일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직업 같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며 저는 글을 택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에게 맞는 일을 찾아 미리미리 준비하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Q  방사선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글 쓰는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 꾸준히 쓰려 합니다. 현재는 책 출간 과정을 담은 원고로 두 번째 투고를 진행 중입니다. 2년에 1권씩 꾸준히 출간을 하다 보면 50살에는 5권이 됩니다. 부업 작가로 20년, 퇴직 후 전업 작가로 20년. 앞으로 40년간 더 글을 쓰길 소망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또한 ‘글쓰기 분야 크리에이터’에 선정된 만큼 기회가 주어지면 글쓰기와 책 쓰기 강의에도 도전해 보려 합니다. 저는 글발보다는 말발이 더 좋다고 자부하니, 협회 관계자분들께서 초빙해 주신다면 밤잠을 포기하고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속엣말) 좋은 날을 기대하며 보수교육 강사 자격은 미리 취득해 두었습니다.

Q  선·후배 동료 방사선사와 대한방사선사협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선·후배 방사선사 선생님들! 타 직종 병원 종사자들은 출간이 잦습니다. 반면 저희는 이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중요함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책을 구입해서 읽어 주시면 더 좋겠지만 부담되실 경우 대안이 있습니다. 거주하시는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에 가셔서 회원가입을 하신 뒤, ‘희망도서’ 신청을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으로 5분이면 충분합니다. 심지어 무료입니다.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를 희망도서로 신청해 주시면 도서관 홈페이지에 책이 노출되며 방사선사가 홍보됩니다. 한 권 한 권이 모여 백 권이 되고 천 권도 됩니다. 전국에는 6천여 개 도서관이 있습니다. 방사선사의 단결된 능력을 보여 주시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Q  서적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문장이나 구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2024년 3월 14일, 화이트데이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 책이 라디오에서 발췌 소개가 되었거든요.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자랑하는 <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레인보우’라는 어플을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도 전달된다고 하니 입이 ‘쩍’ 하고 벌어집니다. 출간 2주 만에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지요.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재방송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월드컵 본선도 새벽 2시면 스킵하고 취침을 택하는 제가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거실에서 귀를 기울였습니다. 외국인 환자의 방사선 촬영 이야기를 담은 ‘메라비언의 법칙’이라는 에피소드가 흘러나오네요. 라디오 전파를 타고 지구 반대편까지 소개된 글의 일부를 함께 나누며,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를 잘하는 외국인과 대화를 하면 내가 원어민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느끼는 것처럼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본인이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진다면 상대방이 나를 빛나게 해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돌이켜보면 관계에서 내 역할은 7퍼센트에 지나지 않았고, 주변에서 나머지 93퍼센트를 채워 준 덕분에 아름다운 인연이 될 수 있었다.
자신이 밝게 빛나는 순간이 있다면, 자신을 환하게 비춰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류귀복 지음, 지성사, 2024년 2월 26일 발행, 20,000원

10년 가까이 병원 직원과 환자를 겸임하면서 평균 이하의 체력으로 평균 이상의 행복감을 느끼게 된 치과 방사선사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당신은 지금 잘 지내고 계시나요?

수포자의 행복
“어른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수학이 있다.”
나는 수포자임을 고백한다. 수학을 포기하니 인생이 더 행복해진다. 비록 계산은 서툴지만 퇴근길은 늘 즐겁다. 현관 앞에서 반겨주는 아내와 딸 때문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7살 딸아이가 “다다다다” 하고 달려와, “아빠~~” 하며 안긴다. 이산가족 상봉이 따로 없다. 볼에 뽀뽀를 정확히 세 번 하고 난 뒤, 유치원에서 배운 따끈따끈한 소식을 전한다.
“아빠, ‘1+1’은 ‘2’가 아니래.”
“응? 누가 그래?”
“제인이가 그랬어. ‘1+1’은 ‘2’가 아니고 ‘귀요미’래.”
헉! 이런 귀요미. 오늘도 아빠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그렇다. 내게도 ‘1+1’은 ‘2’가 아니다. 한 남성과 한 여인이 만나 가정을 이루었으니 행복이 2인분이 되어야 맞는데 살아보니 아니다. 내게 있어 결혼생활은 ‘2+@’다. 혼자 살 때보다 2배 이상의 행복감을 느낀다. 심지어 ‘2+1’은 더하다. 딸아이가 태어난 뒤로 가족은 3명으로 늘었다. 이때부터는 더 이상 ‘2+1’이 ‘3+@’가 아니다. 이제 ‘2+1’은 내게 ‘무한대’나 마찬가지다. 이렇듯 행복이 차고 넘치다 보니,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루 3시간, 337일. 무려 1,000시간이다.”
글을 쓰고, 퇴고를 거듭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고, 부업 작가에게는 희생하는 대상이 가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퇴근 후 전속력으로 달려와 “아빠~” 하고 소리치며 안기는 딸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을 줄여가며 글을 쓴다. 어린 딸이 살아갈 세상이 0.1도 만이라도 더 따스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렇게 힘들게 완성한 원고가 예쁜 옷을 입고 세상에 나왔다.

“수포자인 아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딸아이의 앞날도 걱정이다.”
세뱃돈을 받은 어린 딸의 계산 방식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할머니에게 받은 5만 원권 지폐 2장 보다 고모에게 받은 1만 원권 지폐 5장을 더 높이 친다. 흑흑. 딸에게는 역시 아빠의 피가 흐른다.

“세상이 인정하는 수학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책값이다. 돈을 투자해서 시간을 소비한다. 지극히 비합리적인 행위가 분명하다. 그러나 훗날 책에서 얻은 여운과 감동은 삶을 더 빛나게 한다. 값으로는 절대 매길 수 없다.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를 읽으면 당신의 삶에 행복이 더해진다. 책은 “당신은 지금 잘 지내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저자 소개 중 일부를 공개하며 오늘 이야기를 마친다.

“투뿔 한우 회식보다 집에서 아내와 함께 먹는 라면을 더 선호하고, 햇살 좋은 주말에는 바람을 가르며 모터사이클을 타는 대신 어린 딸의 네발자전거를 땀나도록 밀어주며 스트레스를 푼다.”
진심이다. 내게 가족보다 소중한 건 아무것도 없다. 당신도 책을 읽으며 숫자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상의 행복을 한가득 느껴보길 바란다. 고마움은 미리 전한다.

p.s. 출간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류귀복 선생님의 브런치스토리에 방문하시면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gwib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