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모기간: 7월 2일(수) ~ 8월 18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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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한 상황 속 생명을 구한 순간을 말하다
4월 27일 서울 중구의 한 목욕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고령의 여성 이용객을 구조한 방사선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한양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소속 황승연 방사선사는 긴급한 상황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신속히 구조에 나서, 귀중한 생명을 구해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A 씨는 병원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직접 글을 남기며 황 씨의 행동을 소개했고,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건은 토요일 오후, 한 목욕탕 온탕에서 발생했다. 한 할머니가 탕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머리카락이 물 위로 떠 있는 것을 발견한 황 씨는 즉시 상황을 인지했다. 탕 안으로 들어가 주변 이용객들과 함께 할머니를 물 밖으로 끌어낸 뒤, 호흡과 의식을 확인하고 젊은 이용객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황 씨는 연 1회 병원에서 진행되는 심폐소생술(CPR) 교육에서 익힌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가슴 압박을 시행했고, 약 3회 반복 후 할머니는 서서히 호흡을 되찾았다. 그는 할머니를 탕 계단에 앉힌 뒤 안정을 돕고,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과 함께 탈의실로 이동을 도왔고, 할머니는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건 이후 할머니가 현장 세신사에게서 황승연 씨가 한양대병원 방사선사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 병원 홈페이지에 직접 칭찬 글을 올렸다. “그날의 용기 있는 행동을 잊지 못할 것 같아 글을 남긴다. 진심으로 칭찬과 존경을 보낸다.”라고 밝혔다.
Q 그날 매우 긴박한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 어떤 생각으로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게 되셨나요?
멀리서 들리는 웅성웅성 소리에 욕탕 쪽을 바라보았는데 가운데 둥둥 떠 있는 검은 머리가 보였습니다. 처음엔 아이들 장난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할머니였습니다. 그 순간에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몸이 먼저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먼저 급히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할머니를 밖으로 옮기고 난간에 눕힌 뒤 의식을 확인했습니다.
매년 정기적으로 받던 심폐소생술 교육이 떠오르며 심정지 상황임을 인지했습니다. 곧바로 인근에 있던 젊은 학생에게 119 신고를 부탁한 뒤 심폐소생술을 시작하였습니다. 살려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30회씩 3번의 가슴 압박을 시행하였고, 다행히 할머니는 서서히 호흡을 되찾으며 의식을 회복하셨습니다. 비로소 안도의 숨을 쉬었고 이후 119 구급대가 도착해 무사히 인계할 수 있었습니다.
Q 병원에서 받은 심폐소생술 교육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이번 상황을 경험하면서 체감하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지 얼마 안 돼서 침착하게 호흡을 확인하고 119 신고를 지목해서 요청한 후 가슴 압박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년 마네킹으로 실습을 해 왔는데 실제로 생명을 살릴 수 있어서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Q 이번 일을 계기로 방사선사로서 느낀 보람이나 책임감이 있다면 어떤 점이었나요?
그날 할머니를 보면서 병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분들과 연세가 비슷하신 저희 어머니가 겹쳐 떠올랐고 이런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져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응급상황에서 내가 가진 지식과 훈련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데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은 제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더 깊게 심어준 계기가 되었으며 방사선사의 소명을 갖고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보건의료인’이라는 정체성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Q 이번 상황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평소 긴박한 상황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를 살리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환자가 의식이 없고 호흡이 없다고 판단되면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작은 용기만 있다면 소중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