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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나희(청주대학교)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마카오의 이국적인 풍경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을 앞둔 긴장감을 잠시 잊게 해주었습니다. 대회장에 들어서자 세계 각국에서 모인 방사선사들이 방사선 분야의 최신 기술과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학생의 신분으로 이 자리에 함께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발표한 주제는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호흡동기 방사선치료 보조장치 개발이었습니다. 방사선치료에서 호흡의 일관성은 치료 정확도에 큰 영향을 주지만, 청각이나 시각에 제한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기존의 안내 방식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조장치를 구상하고, 그 가능성을 학문적으로 공유하는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발표 직전까지 자료를 다듬고 발표 연습을 수차례 반복했지만, 막상 단상에 서니 심장이 요동쳤습니다. 작은 실수가 있어 초대해주신 성의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자리에서 발표할 수 있었다는 자체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다음에는 더 잘해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학회 일정이 끝난 후, 짧게나마 마카오를 둘러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화려한 건축물과 유럽과 아시아 문화가 어우러진 거리 풍경은 제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겼습니다. 여행지의 아름다움도 특별했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전 세계 방사선 전문가들과 함께 학문적 교류를 나눈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발표 경험은 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을 뿐 아니라, 방사선사로서의 진로와 사명감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환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또 제가 앞으로 어떤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창밖을 보며 ‘오늘의 떨림과 배움을 잊지 않고, 더 깊이 있는 연구자로 성장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 후 방사선사가 되어 또 한번 이런 자리에 초대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저는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와 학문적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 학회 발표는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제 인생의 의미 있는 순간이 되었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든든한 교훈을 많이 얻었습니다. 제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