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 Off

배경 음악이 재생 중입니다.

김진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 병원)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로 인하여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11월의 어느날 아침 동이 트기도 전인 이른 시간에 기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역은 여느 때와 같이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오늘 기차를 타고 향하는 행선지는 김천-구미역이었다. 구미 김천역으로 향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방사선사가 가장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일반 X-선 촬영장비를 생산하는 현장을 방문하여, 국내에서 생산되는 일반 X-선 촬영장비의 우수함을 확인하고,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역동적인 산업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기차를 1시간 반정도 탑승하여 도착한 김천-구미역은 새로운 계획도시와 같이 매우 정돈 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까지는 더 이동을 해야 하기에 멈추지 않고 발길을 옮겼다. 이동 중에 보여지는 풍경은 가을이 물씬 느껴질 만큼 붉고 노란 단풍이 주변에 가득하였다. 세련된 건물을 뒤로하고 15~20여분을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김천에 있는 산업단지를 지나고 있었다. 산업단지의 오르막길을 올라 도착한곳은 김천 산업단지내에 위치한 큰 규모의 공장이었다. 공장의 규모는 산업단지내 어느 공장보다 크게 보였으며, 새로운 시설로 아주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민트색과 진한 회색이 어울려져 매우 세련되어 보였다. 기존에 갖고 있던 공장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인상을 보여주어, 오늘 방문하는 이곳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져가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우리의 도착을 배웅하기 위해 주차장에 임직원 여러분이 나와, 우리 일행을 매우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특히 바쁜 업무에도 환한 얼굴로 맞이해주시는 임직원 분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임직원들과 한분 한분 악수를 건내며, 먼 길을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전하였다.

먼 길을 달려 방문한 이곳은 국내에서 개발하고 제조한 X-선 장비를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경상북도 김천시 어모면에 위치한 김천산업단지에 위치한 DRGEM의 생산 공장이다. DRGEM은 국내에서 X-선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 중하나로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이다. 특히 눈 여겨 볼 것은 지난 10년간 매년 꾸준히 20% 이상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전세계의 인허가를 획득하여, 120여 개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에 구미에 생산 공장을 운영하여 생산하였지만, 국내와 세계 시장의 주문량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이 곳 김천에 새로운 공장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김천공장은 연면적 8,000제곱미터로 전세계의 X-선 장비공장 중 규모가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규모이며,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라고 한다. 특히 구미 공장의 4배에 해당하는 규모이기 때문에 넓은 규모에서 효율적으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하였다.

공장에서의 생산가능한 규모도 김천공장을 새롭게 건축하면서 증가하였는데, 구미 공장에서는 연간 X-선 장비는 4,000대, X-선 장비의 주요 부품인 고전압발생장치는 ,000대를 생산 할 수 있는 규모 였다면, 김천공장은 연간 X-선 장비는 12,000대, 고전압 발생장치는 15,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특히 공장의 외관과 내부가 뭔가 다른 공장과는 다른 것처럼 보이는 특이점이 있어 보였는데, TVN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 출연하고, 유튜브 채널 셜록 현준을 운영하고 있는 유명한 건축가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가 설계와 디자인을 담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현준 교수는 설계와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DRGEM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 기업’의 가치를 건축적으로 구현하여, 효율성과 심미성 그리고 직원의 만족도를 모두 고려한 설계 철학을 반영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공장에 비해 공간이 매우 효율적이고 자연과의 어울림 또한 좋아 보였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로비에는 우리의 방문을 반기는 내용의 화면이 벽면에 걸려있었다. 작은 부분이지만 섬세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또다른 벽면에는 그림이 걸려있었는데, DRGEM의 박정병 대표이사가 직접 그림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박정병 대표이사는 방사선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사선사에 많은 애정을 갖고있었다. 특히 기업활동에서 이익이 창출되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과 참여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전공이 핵물리학이었기 때문에 과거에 방사선학과에서 강의도 진행했다는 일화를 얘기하면서, 대한민국 방사선사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였다.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국내 최초 방사선 촬영용 DR Detector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던 일화를 들으면서, 대한민국 방사선 장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회의실에서 전체적인 DRGEM에 대한 기업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DRGEM은 2003년 9월 설립되어, 현재 279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이다. 2023년 기준 매출액은 1,129억원으로 국내업체 중에서 최고수준으로 이라고 하였다. 특히 DRGEM의 특징은 국내보다 해외 매출액이 월등히 높다고 하였다. 전 세계 120여 개국, 200개 이상의 글로벌 딜러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매일 약 100만 명의 환자가 디알젬 장비를 통해 건강 진단을 받고 있다. 특히 F사 등 해외 의료기기 대기업에 핵심부품을 공급하며, FDA·CE·ISO 인증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확보했다고 한다. 또한 김천 공장과 구미공장 그리고 광명에 본사를 두고 있어, 상당한 규모가 있는 회사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R&D에 많은 투자를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의료 영상 진단 산업은 AI 기반 진단, 디지털 전환, 워크플로우 자동화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AI 영상 처리, 저선량·고화질 구현, 자동 포지셔닝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제품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 있는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능을 제품에 적용하여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 의료기기의 우수함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를 위해 해외에도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과 인도 그리고 네덜란드에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 밖에도 DRGEM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위해, RSNA, MEDICA와 같은 해외 여러 전시회 및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2026년에도 올해와 같이 많은 전시회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하였다. 얼마전에 마곡 코엑스에서 진행한 제 60차 대한방사선사 학술대회 및 32차 동아시아 학술대회에도 참가하여, 이번에 새롭게 출시하는 이동형 X-선 장비인 RAYMO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RAYMO는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이동형 X-선 장비 중 가장 작은 사이즈로 성능은 향상시켰음에도, 부피는 최소화하여, 이동촬영 업무 중 어려움으로 다가 올 수 있는 좁은 공간에도 편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장비라고 하였다. 현재 아직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만간 병원에서 가장 많이 찾는 이동형 촬영장비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임직원 모두가 표출하였다.

국내에서 제조되는 X-선 장비는 외국 회사의 장비보다 사용자 편의에 중점을 둔 기능 등을 많이 탑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중점으로 둔 기능의 개발은 제품의 세부 부품들이 장비에 맞춤 생산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DRGEM의 경우 실제로 X-선 장비의 거의 모든 부품을 회사에서 생산하여 제품을 출시 하기 때문에, 사용자 편의 기능이 많이 장비에 반영 될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은 실제로 사용하는 방사선사 입장에서도 많은 기대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DRGEM에서는 장비 조작용 리모컨 이외에도 초소형 리모컨을 별도로 제작하여, 근무복에 리모컨을 넣고 근무 할 경우 움직임의 제한이나 리모컨의 파손이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기능만 넣은 초소형 목걸이 리모컨을 개발하여 장비에 적용하여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킨 바가 있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하여 기술을 개발하여 장비에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이러한 점은 DRGEM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 할 수 있으며, 또한 매년 많은 비용을 R&D에 투자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인 장비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부에 이어서>